166 장

비가 그치고, 공기 속에는 은은한 풀과 흙의 향기가 섞여 있었다. 미풍이 스치면서 차갑고 습한 기운을 몰고 와, 사람들은 저절로 몸을 떨게 만들었다.

구언이 갑자기 서정숙의 손을 잡아 걸음을 멈추고,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거리 끝에 있는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의 투명한 쇼윈도를 응시했다.

안쪽은 난방이 충분한 듯했다. 그들의 위치에서 아이들이 두꺼운 외투를 벗고 스웨터 하나만 입은 채 어린이 놀이 공간에서 미끄럼틀을 타며 위아래로 뛰어다니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.

반면 서정숙의 시선은 바 테이블에 앉아 맛있어 보이는 아이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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